인생 영화

[인생 영화]작은 아씨들, 2020

낭만인 2020. 2. 29. 19:25

이 코로나를 뚫고 목숨을 걸어....................

그놈의 메가박스 무료쿠폰 때문에 ㅠㅠ 다이어리 사고 매 달 있는 걸 1월달은 놓쳐서

이번달은 보고 싶은 영화도 많았고 놓치기가 싫어가지고 영화표 괜히 사놨다가....휴

하필 내가 가려던 지난 목요일에 영화관 근처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당일 취소하고.. 동태를 좀 지켜보다가

결국 오늘 20분전에 예매하고 튀어갔다왔다.

 

 

지금 보고 싶은 영화가 꽤 많은데, 우선 작은 아씨들부터 봤다. 그리고 이것을 마지막으로 두 번은 무서워서 못가겠다...

 

 

총평은 별 다섯개 만점에 ★★★☆☆, 3개 정도?

처음엔 스토리가 쉼없이 쭉쭉 전개되길래, 그리고 과거랑 현재를 너무 왔다갔다 하니까 그것도 집중이 안되고..

이게 뭐야.... 싶어서 지루할 정도였다. 그렇게 기대를 했던 영환데 ㅠㅠ

스토리 구성은 일단 그래서 별로였고....

 

 

인물을 이야기하자면, 뭐랄까 한 명 한 명 독특한 느낌이 별로 안 들었다.

메그도 무취색, 그냥 평범하고,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었고..

조는 그나마 주인공인데 그냥 시종일관 활발한 모습만 보여준 느낌.

에이미. 에이미가 그나마 가장 캐릭터성이 짙었던 듯. 일단 캐스팅을 잘했다는 느낌. 에이미라는 캐릭터를 잘 살렸다. 극상에서 에이미를 자기 주관이 워낙 뚜렷한 인물로 설정한 탓도 컸던 것 같고. 목소리도 굉장히 독특하고 귀에 확 들어왔던..!

키티는 ㅠㅠ 키티 덕분에 몰입이 되기도 했고, 그런 임팩트 있는 사건이 있었어서인지 비중이 크진 않았어도 기억에 많이 남는 느낌.

그리고 엄마는... 진짜 엄마는 뭐 하시는....? 애들이 다 그냥 혼자 알아서 크는 느낌이랄까 그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으, 로리. 진짜 너무 싫어....

미래부터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그 뺀질하고 알맹이 하나 없는 모습 하며... 왜 갑자기 에이미를...?

영화를 보기 전에는 로리를 연기하는 배우가 너무 매력적이라 눈에 하트 뿅뿅이었는데,

영화를 보면서는 로맨스를 기대했건만 일단 그런것도 없었고, 아 그래도 조한테 거절당하는 그 씬의 연기는 참 좋았다.

그리고 조가 마음을 돌려서 오 드디어 로리와 잘 되는 것인가...! 했는데 결국......

그래서 속으로 로리놈.... ㅂㄷㅂㄷ 하면서 영화를 봤는데 ㅋㅋㅋㅋ

 

 

결국 조의 말이 맞았다. 그 둘은 결혼했다면 절대 행복할 수 없었을 것....

뭐랄까, 나도 요즘 고민하던 내용을 이 영화에서 보여준 것 같아 흠... 그렇게 전개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조와 로리는 어릴때부터 친구였고, 함께 있으면 가장 편하고 누구보다도 서로 솔직할 수 있는, 그런 동네 친구와도 같은 사이 아닌가? 그런데 사실 로리는 조를 좋아하고 있었던 거고... 조는 아니었지만.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던게, 그렇게 결혼을 하지 않겠다 말하던 조가, 자신의 가장 큰 관심사인 글쓰는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쪽 방면으로 수준 높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교수와 결국 사랑에 빠지는 걸 보면,

로리는 조와 그냥 편한 동네 친구정도였던 것이지, 조의 가장 큰 관심사에 대해 함께 깊고 수준있는 대화를 나눌 상대는 아니었던 거시다.... 그리고 그 관심사란 조의 거의 전부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의 것이니까 더욱더. 조에게는 비슷한 수준, 아니면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학식을 갖춘 사람이 어울릴 수밖에 없었던 것...

 

그래서 로리라는 인물은 개인적으로는 참 뺀질하고 볼 것 없는 남자애같아서 짜증나고 별로 마음에 들지도 않았지만,

내 곁에 있는 친구같은 가장 편한 사람이냐, 관심사가 통하고 그런 방면으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냐 라는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던 나에게 로리와 조의 스토리가 일종의 해답이 된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편한 친구들 뿐이고, 내가 찾는 관심사 통하고 그쪽 방면으로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은 주변에 없고.. 그럼 결국 나는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로 눈을 돌리는게 맞는건가...? 하고 고민하고 있던 차였기 때문이다.

그냥 다름, 선택의 문제인 것 같지만, 성향에 따라 선택을 한다면 나는 후자다. 오늘 작은 아씨들을 보며 더욱 그런 걸 느꼈다.

 

 

무튼, 워낙 주조연급으로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고, 작은 아씨들의 내용을 다 넣을 수도 없었을테니 스토리가 짧게 느껴지고 어딘가 뒤섞인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도 말할 순 있겠지만..

그래도 더 잘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하므로,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은 별 세 개다...

 

 

마지막까지 그냥 로리도 결혼할 상대를 찾았고 그게 끝이고, 조도 그 교수와 결혼하게 된 게 맞는 것 같은데 자기 소설에선 또 그게 아니라고 하니 혼란스러워서 이거 원....

 

 

그냥 이건 것 같다. 그레타 거윅 감독이 페미니즘적으로 내용을 재구성하려 한 의도가 보였고,

그래서 작은 아씨들의 내용도 페미니즘을 초점으로 인물들의 대사나 성격, 가치관이 재구성된 듯한 느낌.

감독은 그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너무 다양하게 많은 것들이 뒤섞이긴 했지만... 그런 면에서는 분명 얻어갈 것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작은 아씨들, 영화였다.

 

 

아, 그리고 원래도 작은 아씨들 원전이 오만과 편견과도 비슷한지라, 보면서 오만과 편견이 많이 떠올랐고..!!

오만과 편견 속 인물들은 훨씬 그 캐릭터성이 잘 살아있었다는 느낌. ㅠㅠ

살릴거 살리고, 아닌거 아닌거고.. 그리고 뭣보다 내가 너무 로맨스를 기대해서 였는지,

오만과 편견의 엔딩이 자꾸 생각나서... 그리웠다. 흑흑. 다시 볼까.